
제주의 봄은 유채꽃으로 시작된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산방산 기슭에는 노란 물결이 넘실거린다.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을 바라보면 마음속 깊이 묻어둔 감정들이 하나둘 피어나는 듯하다.
산방산은 제주 서남부에 자리한 오름 중 하나로, 그 형상이 독특하다.
우뚝 솟은 산세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능선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특히 봄이 되면 산방산 아래로 유채꽃이 만개하여 노란빛 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람에 실려 오는 은은한 꽃향기, 햇살을 머금은 꽃잎들이 반짝이며 반기는 이곳에서 우리는 자연이 선물하는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제주 유채꽃밭 여행을 꿈꾼다면, 산방산은 놓칠 수 없는 명소다.
한적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눈앞이 온통 노란빛으로 가득 차며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채꽃이 흔들릴 때마다 이는 마치 바다가 파도를 치듯 부드럽게 춤을 춘다.
사진을 찍기에도,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에도 좋은 이곳에서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봄날 제주 여행의 매력은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따뜻한 햇살 아래 유채꽃이 만개한 들판을 거닐며 제주의 자연을 느끼는 것은 그 자체로 치유의 순간이 된다.
산방산 유채꽃밭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며, 꿈을 꾸는 여행자가 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제주도 유채꽃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지만, 때때로 카메라를 내려놓고 온전히 풍경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바람을 타고 흐르는 꽃향기, 가만히 눈을 감고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는 우리가 잊고 지낸 자연의 언어다.
삼방산 아래에서 그 언어를 들으며 잠시나마 일상의 번잡함을 잊을 수 있다.
산방산과 유채꽃밭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제주에서, 노란 꽃들이 전하는 따뜻한 인사를 받고 싶다면 이곳을 꼭 방문해 보자.
자연이 전하는 순수한 아름다움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지난 3월 방문하였던 상방산 아래 유채꽃을 그림 두 점으로 남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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