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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여행] 비자림 숲길

 

 
제주 구좌읍 비자숲길 55
어제 쏟아진 비로 촉촉하게 갠
8월의 마지막 날
비자림 숲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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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이 참 좋더라
탁 트인 들판 사이로
훌쩍 키 큰 나무들이 늘어서 길을 만들고
그 너머로 몽글몽글한 오름들이 보였다.

그보다 작은 나무는
덩굴식물로 덮여
비슷비슷하면서도 다른 형체를 이루었다.

비자나무 비자엔
아닐 비자가 들어 있는데
이파리 달린 모양이
한자 모양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아하! 정말 그렇구나
 


맨발에 밟히는 화산송이가 따끔따끔하다
질척하게 물이 스민 곳은
언짢고 싫은 느낌이 들었지만
촉감이 보드랍고 매끄러웠다.
 


새 천년의 비자나무라더니
밑동 굵기가 사려니 숲의 삼나무와 비교할 수없이 굵다
나무가 지나온 세월이 느껴지면서
그동안 있었을 일들을 마음으로 떠올려보게 된다
 
유모차를 타고 가는 아기가
흥얼흥얼 알 수 없는 노래를 불렀고
어른들의 표정에도 흐뭇한 미소가 배었다

두 시간 남짓
숲에서 보내고 돌아 나오니
들어가며 보지 못한 손발 씻는 곳
앉을자리가 있으면
씻은 발 정리하기 편할 텐데


가까운 <카페 편린>은
너른 들판 위에 홀로 있었다.

편린
‘한 조각의 비늘’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
앉은자리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열기를 걷어 낸 시원한 창으로
기분 좋은 바람에 흔들리는 풀
하늘거리는 작은 나비
그 너머 가지런하게 정리된 밭들
더 멀리 보이는 바다
그 위로 펼쳐진 깨끗한 구름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
너무 맛있는 커피

여긴 영화 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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