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최민식
- 출판
- 현문서가
- 출판일
- 2004.12.25
1. 사진가 최민식의 삶과 철학을 담은 기록
우리가 왜 사진을 찍는지에 대하여 저자는
"사진은 세상을 향한 사랑의 언어이며, 아픔을 품은 기록이다."라고 했습니다.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최민식 작가의 사진 세계와 인생철학을 진솔하게 담아낸 책입니다. 인물 사진이나 흑백 필름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사진을 매개로 한 삶의 자세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사진을 예술로 생각하는 사람뿐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고 기억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2. 기억과 기록의 경계에서: ‘왜 찍는가’에 대한 질문
최민식 작가는 말합니다.
“사진에서는 ‘어떻게 찍는가’보다 ‘왜 찍는가’가 더 중요하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라 생각됩니다.
그는 기술이나 구도보다, 사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떤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은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그에게 있어 단순한 취미도, 직업도 아니었습니다. 현실의 고통조차 사진의 거름이라 여겼다는 그의 고백을 읽으면,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껴안으며 셔터를 눌렀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3. 나그네처럼, 추운 길을 걸어가며 남긴 흔적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작가가 인생을 '쉬지 않고 추운 길로 걸어가야 하는 나그네의 행로'로 비유한 장면입니다.
“몸이 안온하고 마음이 한가로우면 정신에 한기가 드는 법입니다.”
사진가 최민식에게 있어 고통은 외면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사진을 위한 연료였습니다.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그 안에서 생명의 의미와 인간다움을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그가 영향받은 유진 스미스, 베르너 비쇼프 같은 휴머니스트 사진작가들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4. 훌륭한 사진이란 무엇인가?
최민식은 훌륭한 사진의 조건으로 다음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 시선을 멈추게 하는 힘 – 놀라움 혹은 충격
-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 –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적 파장
- 사진과 사회를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역할 – 진실을 기록하고 드러냄
결국, 사진은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의미'를 담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철학입니다.
5. 우리가 사진을 찍는 이유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았던 감정은 따뜻한 슬픔이었습니다.
사진을 사랑하면서도, 사진으로 인해 더욱 불행해졌다는 그의 고백은 복잡한 여운을 남깁니다. 그러나 그는 그 슬픔마저 사진에 담으며, 세상에 작은 위로를 건네려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셔터를 누릅니다. 가족과의 일상, 여행지의 풍경, 또는 아주 사소한 감정 하나.
그 모든 사진에는 ‘왜 찍는가’에 대한 우리의 답이 담겨 있습니다.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은 단지 사진에 관한 책이 아니라
사람을, 고통을, 삶을, 그리고 ‘기억의 의미’를 묻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 삶을 더 깊이 바라보고 싶은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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