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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부분)

1. 우리는 정말 ‘시장’ 안에서만 살아가고 있을까?

요즘 우리는 모든 것을 가격으로 계산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대신 사주는 ‘대리 줄 서기’ 서비스, 감정을 대신 전달하는 ‘대리 사과’ 서비스,
심지어 기업이 도시의 이름이나 경기장의 명명권까지 사들이는 세상.
그 안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점점 낯설어집니다.

마이클 샌델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바로 이 질문을 꺼내 듭니다.
그는 시장이 경제를 넘어 인간의 도덕과 사회적 관계까지 지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즉, 시장사회(market society)가 되어버린 지금,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2. 자발적인 선택은 정말 자발적일까?

샌델은 ‘공정성’에 대한 착각부터 짚습니다.
시장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하지만,
그 ‘자발성’은 과연 진정한 자유일까요?

예를 들어, 생활고로 인해 자신의 신체를 팔거나
생명보험을 ‘사망 채권’으로 되파는 행위가 있습니다.
그것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자유로운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경제적 불평등이 강요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자유’와 ‘필요’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 새삼 느껴졌습니다.

3. 시장이 도덕을 잠식할 때, 재화의 의미는 변한다

샌델은 또 다른 축인 ‘부패(corruption)’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지면, 재화 자체의 의미가 변질된다는 것입니다.

‘대리 줄 서기’나 ‘벌금 대신 요금’이라는 발상은
도덕적 규범이 경제적 거래로 바뀌는 대표적인 예로 소개됩니다.
벌금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제재’지만, 요금은 ‘돈만 내면 할 수 있는 선택’이 됩니다.
즉, 시장이 개입하는 순간 ‘행위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는 문득
“사람의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대리 사과 서비스”가 떠올랐습니다.
감정조차도 경제의 언어로 바꾸는 순간,
그 사과는 더 이상 진심이 아니라 거래의 결과로 남는 것 같았습니다.

4. 우리가 도덕을 말하지 않으면, 시장이 대신 결정한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이렇게 지적합니다.

“우리가 도덕적 확신을 공공의 장에서 말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우리 대신 결정을 내리게 된다.”

우리는 ‘도덕’이나 ‘공공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려합니다.
논쟁이 될까 두렵고, 누군가를 판단하는 사람처럼 보이기 싫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침묵이 쌓이면 결국 시장의 논리가 우리의 일상과 관계를 대신 정의하게 됩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지키려면,
그것의 가치를 ‘돈이 아니라 말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뜻처럼 들렸습니다.

5. “모든 사람이 거짓 약속을 해도 좋다”면?

샌델은 칸트의 도덕 철학을 인용하며
“한 행위가 옳은지 판단하려면, 그것이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라”라고 말합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거짓 약속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약속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 것입니다.

시장 논리 역시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만약 사랑, 우정, 생명, 예의 같은 것들마저 거래의 대상이 된다면
그 자체의 의미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되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6.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잊은 질문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철학서이지만, 딱히 어려운 철학 용어로 쓰여 있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치는 예시들을 통해
“이건 괜찮은가?”라고 스스로 묻게 만듭니다.

읽는 내내 저는 ‘돈’보다 ‘마음’이 앞서야 한다는 너무도 단순한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단순한 사실을 실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샌델의 이 책이 우리가 다시 꺼내 읽어야 할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사라진 세상은 과연 인간적인 세상일까?
그 질문이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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