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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독서] 동적 평형

 
동적평형(양장본 HardCover)
우리는 살아 있다. 그런데 살아 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동적평형』은 문학적인 감성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대중과 과학을 연결시켜온 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가 이야기하는 생명의 미스터리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전작들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던 '동적평형'이라는 개념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동적평형은 말 그대로 움직이는 평형 상태라는 뜻이다. 저자는 생명을 유지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를 이루는 기본 개념인 동적평형을 이해하기 쉬운 비유와 예시를 통해 알려준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에피소드로 동적평형을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
후쿠오카 신이치
출판
은행나무
출판일
2010.03.24

 

부제가 눈에 확 들어온다.

“읽고 나면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매혹의 책"

카프카가 말한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쳐 깨우는' 책이란 말 아닌가.

 

여러 해 전에 읽은 내용을 새로 정리해 보았다.

 

바이오 벤처 붐과 대부분이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했다. 

벤처 붐은 연구비 확보의 어려움 때문이고, 

실패는 효율적 재현이 불가능한 생명 현상의 특성으로 

기술로 성립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1장 뇌에 장착된 ‘편견

 

기억이 물질로 저장되면 얼마나 좋을까.

힘들게 공부하고 암기할 필요 없이 

다른 사람이 공부하고 기억한 것을 복제해 

먹거나 이식하면 같은 기억을 갖게 된다.

꿈같은 일이다.

 

‘기억물질’을 찾던 엥거 박사가 

쥐에서 어두운 곳을 피하는 

기억 물질을 뽑아내어 

이식까지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재현할 수 없었다. 

 

기억물질은 있을 수 없다. 

생명현상은 동적평형 상태여서

모든 생체분자는 ‘합성’과 ‘분해’를 반복한다.

뇌세포도 끊임없이 부서지고 새로 조립된다.

만약, 기억이 특정 분자에 저장되어 있다면 

‘분해’ 될 때 기억도 사라진다.

 

기억은 비디오테이프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이 아니라

‘상기되는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5년 전이 10년 전보다 생생하게 기억되지도 않고, 

순서가 실감되지도 않는 것이다.

 

기억은 시냅스를 통한 신경회로에 있으며

신경세포 안의 단백질 분자가 새로 합성되거나 분해돼도 회로 형태는 유지된다.

 

나이 들수록 세월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도 

단백질 신진대사 속도가 느려져 

체내시계가 느려지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우리 눈으로 보고 있는 세계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뇌가 마음대로 패턴을 만들어낸 것으로 가공된 것이다.(48)  

 

뇌의 극히 일부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에 대한 해석이 신선하다.

세상의 현상을 ‘극히 직감적’으로 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에서 

여전히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제2장 당신은 ‘당신이 먹은 것’이다

 

소화는 ‘문장’을 ‘알파벳’으로 나누는 것이고 

몸 안에서 필요한 물질이 재구성된다. 

 

그래서, 외부의 특정 단백질을 먹어

특정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것은 전혀 의미 없는 일이다.

 

콜라겐에서 유래된 아미노산이 

반드시 체내 콜라겐의 원료가 되는 것이 아니다.

콜라겐을 섭취한다고 피부가 아름다워지는 것도, 

글루탐산(뉴런을 흥분시키는 신호물질, 비필수아미노산)을 먹는다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함유된 식품(계란)은 먹는 게 좋다.

 

제3장 다이어트의 과학



인류는 진화과정에서 대부분의 기간을 배고픈 상태로 보냈다. 

그래서 음식을 많이 먹을 때 지방으로 비축해 두는 기능이 진화했다. 

조금씩 자주 슬로푸드를 먹으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고, 

다이어트 효과가 난다.

 

쇼트 케이크 한 개에 해당하는 500kcal를 완전히 연소시키려면 수영은 평형으로 한 시간, 조깅으로는 10 km를 달려야 한다. 운동을 통한 대부분의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나는 이유다.(82)

 

단백질은 저장할 수 없으므로 

성인의 1일당 소요량 60g을 먹을 필요가 있다. 

 

제4장 그걸 먹나요?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지 따지는 것보다

품질관리, 유통 과정, 첨가물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보존료 소르브산(세균 증식 억제제)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장내 세균 증식도 억제할 수 있으므로

몸이 힘들 수 있다.

 

식품 첨가물 사용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체 실험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토마토가 숙성되면 맛있어지는 것은 

과육이 분해 효소(폴리갈락투로나아제)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과정이 맛을 내기 때문이다.

 

제5장 생명은 시계장치인가?

 

소화 호르몬을 분비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없게 

녹아웃 마우스를 만들어

소화기능에 이상이 있을 것을 예상했지만

정상적이었다.

 

인간은 단순히 부품을 조립한 기계가 아니다. 

생명은 어떤 부품이 부족해도 우회해서 보충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생명이 갖는 유연함, 가변성, 그리고 전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 - 그것을 나는 ‘동적인 평형상태’라 부르고 싶다.(135)

 

복제양 돌리 - 핵 이식한 난자 277개 중 대리모 수란관에서 제대로 발생이 진행된 것이 29개고, 13 마리의 대리모에게 이식되었지만 한 마리만 임신에 성공하여 돌리가 태어남. 돌리도 정상 양 수명의 절반만 살고 원인 불명의 병으로 죽음.

 

생명은 어디까지나 시간의 함수이며 그것을 거꾸로 되돌리기는 불가능(137)

 

제6장 사람과 병원체의 싸움

 

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에 흔히 존재하며 

평소에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데, 

상처에 부착되면 그 부위에서 크게 번식하여 상처를 곪게 만든다.(151)

 

사람의 세포 직경은 30~40 𝜇m(1/30 mm) 

세포가 사람의 주먹 크기라면 

세균은 쌀알 크기,

바이러스는 볼펜으로 찍은 점

상대적으로 비교해 주니

크기 차이가 쉽게 이해된다.

 

사람을 구성하는 세포는 약 220 종, 약 60조 개

바이러스는 개체 간 차이가 전혀 없어 결정으로 만들 수도 있다.

바이러스는 대사활동이 전혀 없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증식할 때마다 세포에 침입할 수 있는 열쇠를 바꾸고, 

(백신이 인식하는) 자신의 껍질을 바꿔 백신을 무력화시킨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수많은 변종과

맞춤 백신의 제조가 이해된다.

 

폐쇄된 공간에 있는 대량의 닭이나 

도시에 모여 사는 사람은 

바이러스에게 진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7장 미토콘드리아 미스터리

 

미토콘드리아는 그리스어로 ‘내부에 끈을 말아 넣은 것 같은 미립자’란 뜻으로

19세기에 알트만이 명명. 

세포의 종류에 따라 들어있는 개수가 다르고

많은 세포에는 수천 개나 들어있다.

 

1963년 나스 박사 부부가 미토콘드리아 DNA  확인 → 독자적 생물

미토콘드리아는 전인류 공통의 태모가 

16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 살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성경에 나오는 아담인가?

 

제8장 생명은 분자가 ‘머무르는’ 상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려던 무렵 

미국에 망명한 유태인 과학자 쇤하이머가 

동위체로 표식을 한 아미노산을 사흘 동안 쥐에게 먹여서 

그 아미노산이 순식간에 쥐의 온몸으로 퍼지고

그 절반 이상이 뇌, 근육, 소화관, 간장, 췌장, 비장, 혈액 등 

모든 장기와 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일부가 됨을 확인

(쥐의 몸무게는 전혀 늘지 않음) 

 

음식으로 먹은 아미노산이

쥐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되고

그만큼 몸을 구성하고 있던 단백질은 버려졌다고 결론.

 

생명은 흘러가는 강물 같은 흐름 가운데 있으며 

우리가 계속 먹어야만 하는 이유는 

그 흐름을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쇤하이머의 동적평형론 관점에서 보면) 평형 상태에 있는 

네트워크의 일부분을 잘라내고 대신 다른 부분을 넣거나 

국지적으로 속도를 올리는 일은 

언뜻 효율적인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평형계에 부하가 걸리도록 하여 

흐름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안티에이징(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고자 하는 욕구) - 화학적으로 합성된 약물은 한때 신체의 일부에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신체는 그 흔들림을 원위치시켜 무효화하고 만다. 생명은 동적인 평형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다. 생명현상이 그 본래의 시스템을 원활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에너지와 영양을 섭취하고 (끊임없이 질서를 파괴하며 재구축하기 위해 세포는 많은 에너지와 영양을 필요로 한다), 지속 가능을 저해하는 인위적인 인자나 스트레스를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208)

 

자신의 몸과 생명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고

마법 같은 효과를 약속하는 가짜 과학과

현란한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과학적 통찰력을 주는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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