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왜 진짜로 이로운 것을 원하지 않을까?
벤저민 프랭클린의 『덕의 기술』을 읽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아래 문장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자신에게 좋지 않은 것은 갖고 싶어 하고, 정말로 유익한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78쪽)
이 문장을 곱씹다 보니, 이 책이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도덕 교과서가 아니라, 인간이 왜 스스로 불행해지는 선택을 반복하는지를 차분히 해부하는 책으로 느껴졌습니다. 프랭클린이 덕을 이상적인 개념으로 띄워 올리지 않고, 훈련 가능한 기술로 다루고 있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왜 덕 있는 삶이 행복으로 이어질까?
『덕의 기술』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였습니다.
사람은 덕 있는 삶, 다시 말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때에만 진정으로 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프랭클린이 행복을 외부 조건에서 찾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돈, 명예, 성공은 올바르게 얻어질 때에만 은혜가 되며, 그 과정이 어그러질 경우 오히려 재앙이 된다고 말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결과보다 생각과 과정의 정직함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올바르게 생각할 때 올바른 행동이 나오고, 그 행동이 쌓여 삶의 방향을 만든다는 논리는 단순하지만 설득력이 강했습니다.
우리는 왜 진정한 이익과 반대의 길로 가는 걸까?
프랭클린은 사람들이 종종 진정한 이익과 정반대의 길을 선택한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는 과식과 과음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장기적인 건강을 포기하며, 솔직함이 관계를 살린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숨깁니다.
그는 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 자기 통제의 실패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덕을 쌓기 위해서는 막연한 결심이 아니라, 좋은 계획과 끊임없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 『덕의 기술』은 자기 계발서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그 기저에는 매우 엄격한 자기 성찰이 깔려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13가지 덕목은 오늘의 삶에도 유효할까?
책에서 제시하는 13가지 덕목은 하나하나가 매우 구체적입니다.
- 절제는 단순히 덜 먹는 문제가 아니라, 욕망을 다루는 태도처럼 보였고
- 침묵은 말이 적어야 한다는 의미보다, 말의 책임을 자각하라는 요청처럼 느껴졌습니다.
- 질서와 근면은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는 장치처럼 다가왔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덕목은 침착(Tranquility)과 중용(Moderation)이었습니다.
사소한 일이나 불가피한 사고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말라는 조언은,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지금의 삶에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덕목인 겸손(Humility)에서 프랭클린이 예수와 소크라테스를 언급한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지식과 성취의 끝에는 결국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느껴졌습니다.
인간관계와 가족을 덕의 핵심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개인의 수양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프랭클린은 이웃과 잘 지내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인생이 훨씬 만족스럽다고 말하며, 가족 관계를 가장 지속적이고 만족스러운 관계로 강조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덕이란 혼자만의 도덕적 완성도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검증되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실과 정직이 부족하면 모든 것이 부족해진다는 말 역시, 결국 인간관계의 신뢰를 염두에 둔 표현처럼 느껴졌습니다.
덕 있는 삶의 열매는 언제 드러날까?
『덕의 기술』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문장은, 덕 있는 삶의 열매는 늙어가면서 더욱 분명해진다는 문장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덕이 손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선택들이 삶의 안정과 평온으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덕은 당장 성과를 내는 기술이 아니라, 시간이 증명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어렵고, 그래서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덕의 기술』은 어떤 사람에게 어울릴까?
이 책은 빠른 성취나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분보다는,
삶의 방향을 천천히 점검하고 싶은 사람,
나이가 들수록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리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프랭클린의 문장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곁에 두고 반복해 읽을수록 서서히 스며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덕을 기술로 다룬다는 발상 자체가, 현재의 삶에 비쳐보아도 여전히 강력하게 느껴졌습니다.
'Reviews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 독서 리뷰 (0) | 2026.01.26 |
|---|---|
| 📚 대프니 밀러의 『땅이 의사에게 가르쳐준 것』 독서 리뷰 (0) | 2026.01.23 |
| 📚 다치바나 다카시의 『뇌를 단련하다』 독서 리뷰 (0) | 2026.01.19 |
| 📚 마정페이의 《노벨상 수상자 45인의 위대한 지혜》 독서 리뷰 (0) | 2026.01.14 |
| 📚 데이비드 허친스의 『네안데르탈인의 그림자』 독서 리뷰 (0) | 2026.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