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성취는 언제나 일상의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마정페이의 《노벨상 수상자 45인의 위대한 지혜》는 제목만 보면 다소 교훈적이거나 선언적인 문장들로 가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책을 차분히 읽다 보니, ‘위대한 사람들의 말’이라기보다 삶을 끝까지 살아내려 했던 한 인간의 태도에 가까운 고백처럼 느껴졌습니다.
노벨상이라는 최고의 성취를 이룬 이들의 말이지만, 그 속에는 의외로 거창한 성공담보다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가 반복해서 등장했습니다. 그 점이 이 책을 부담 없이, 그러나 오래 곱씹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왜 이 책의 문장들은 유난히 ‘태도’를 강조하는 것일까?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마리 퀴리의 말이었습니다.
“나는 이제껏 행운을 만나 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행운이 찾아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고난에도 굴복하지 말자는 것이 나의 철칙이다.” (31쪽)
행운을 믿지 않는다는 이 고백이 차갑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삶에 대한 단단한 책임감처럼 다가왔습니다. 퀴리는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우연을 기다리지 않고, 매 순간을 “즐겁고 유용하게” 보내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였다고 말합니다.
행복이 주어지기를 기다리는 대신,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을 움직이는 태도가 느껴졌습니다.
끊임없이 추구하라는 말이 왜 반복해서 등장할까?
이 책에는 ‘멈추지 말라’는 메시지가 여러 방식으로 반복됩니다.
“무엇인가 끊임없이 추구하라. 그러면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다.”
― 시어도어 루스벨트 (1906 평화상)
“활기가 넘치는 사람은 왜 사는지 절대 반문하지 않는다.”
― 로맹 롤랑 (1915 문학상)
두 문장을 함께 읽으며, 삶의 의미를 너무 자주 묻는 태도 자체가 어쩌면 삶에서 한 발 비켜서 있는 상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맹 롤랑의 말처럼, 살아 있다는 감각이 충만할 때 사람은 굳이 이유를 묻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력과 실패에 대한 시선은 왜 이렇게 냉정할까?
버나드 쇼의 문장은 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젊었을 때 나는 내 자신이 열 가지 일을 하면 아홉 번은 성공하지 못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도 일을 할 때 열 배의 노력을 기울인다.” (95쪽)
그의 말에는 위로보다 냉정한 자기 인식이 먼저 있습니다. 실패를 낭만화하지도, 성공을 쉽게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실패 확률을 인정했기에 노력의 밀도를 높였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행복조차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누릴 자격이 없다”는 그의 말은 다소 엄격하게 느껴졌지만, 그만큼 삶을 능동적인 선택의 결과로 바라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기란 무엇을 감수하는 태도일까?
앙드레 지드의 짧은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새로운 바다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해안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배를 몰고 나갈 용기가 있어야 한다.”
안전한 해안이 보이지 않는 순간, 사람은 불안해집니다. 결국, 변화란 늘 기존의 확실함을 포기하는 선택이라는 점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것을 원하면서도 기존의 안정을 놓지 못하는 제 모습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미래를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알베르 카뮈의 말은 이 책의 메시지를 가장 잘 요약해 주는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미래에 대한 진정한 투자는 지금 현재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라는 말과는 다르게, 현재를 충실히 사는 것이 곧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는 관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위대한 사상과 행동이 늘 미약한 시작에서 비롯되었다는 말 역시, 지금의 작고 초라한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위로처럼 다가왔습니다.
이 책이 던지는 윤리적 질문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개인의 성공을 넘어 타인과 사회를 향한 시선이 등장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자는 틀림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무심할 것이다.”
― 존 스타인벡 (180쪽)
“아낌없이 후하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다.”
― 존 포플 (1998 화학상)
이 문장들을 읽으며, 위대함이란 능력이나 지능보다도 타인을 대하는 태도의 깊이와 더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똑똑함이나 교활함은 배울 수 있지만, 후함은 끝내 삶 전체가 드러내는 성품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45인의 위대한 지혜》는 당장 삶의 해답을 제시해 주는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방향을 잃었을 때, 혹은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해지거나 너무 냉혹해졌을 때 자세를 다시 고르게 해주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위대한 성취보다, 위대한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께 조심스럽게 권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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