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태도와 감각을 깨우는 책
- 저자
- 필립 퍼키스
- 출판
- 눈빛
- 출판일
- 2005.02.25
1.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진 잘 찍는 법, 사진작가가 되는 방법, 또는 감성 사진의 비밀이 궁금해 펼쳐 보게 된 책입니다.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는 이런 궁금한 점에 대한 대답을 넘어, 기술이나 장비보다 더 근본적인 시선을 제시하는 책이었습니다.
단순한 사진 기법서가 아니라, 사진을 대하는 태도와 내면의 감각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인상 깊었습니다.
2. 줌이 아닌 ‘시선’으로 찍기
책의 초반부에서 가장 강하게 다가온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줌 렌즈는 사진가의 시각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41쪽)
저는 평소에 줌 렌즈를 자주 사용하고, 더 강력한 고가의 줌 렌즈가 있으면 더 드라마틱한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었죠. 하지만 저자는 항상 같은 렌즈를 쓰는 것이 사진가로서의 ‘눈’을 기르는 데 더 좋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익숙한 프레임 안에서 관찰하는 능력이 깊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구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체 장면을 ‘감지’하고 ‘포착’하는 훈련이 된다는 것이죠.
이 문장은 저 같은 취미 사진가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습니다. ‘렌즈를 바꾸는 게 아니라,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3. 열린 마음과 관찰의 중요성
"열린 마음과 지성으로 충분히 관찰한 후 기록해야 예술이 될 가능성이 있다." (51쪽)
‘좋은 사진’이란 단순히 멋진 풍경이나 흔치 않은 장면을 담는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대상을 얼마나 깊이 바라보고 이해하려 했는지가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멋진 사진을 가볍게 찍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합니다.
"관찰 없는 사진은 결국 의미 없는 기록일 뿐이다."
이 문장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4. ‘크기’가 아니라 ‘내용’이 중심이어야 한다
"생각이 빈약해질수록 사진의 크기가 커져간다." (71쪽)
이 문장은 예술 전반에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을 크게 인화한다고 해서 더 감동적이거나 인상 깊어지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내가 담고자 했던 메시지, 느꼈던 감정이 충실한가 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좋은 사진은 조용히 속삭인다’는 말처럼, 이 책은 겉보다 속을 보는 시선을 가르쳐주었습니다.
5. 감성, 지성, 육체의 조화
책의 마지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진가의 내용을 감지하는 능력(감성)과
형식을 창출하는 능력(지성), 셔터를 누를 때의 본능적인 몸의 반사신경(육체)이
동시에 작용하여 조화를 이루는 행위다." (138쪽)
이 문장이야말로 사진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핵심을 압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이란 단순히 기술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인 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
그리고 그 결과물은 사진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6. 마무리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는 초보자에게 단순히 사진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사진을 찍어본 사람이 자신의 사진 세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사진 잘 찍는 법, 감성 사진 촬영 팁, 사진가의 철학 등을 찾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놓쳤던 '본질'을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술보다 태도, 장비보다 시선, 조작보다 감각.
이 책은 '좋은 사진'이란 결국 사진가 자신의 깊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필립 퍼키스의 이 노트는 마치 조용한 스승처럼,
사진이라는 긴 여정의 방향을 바르게 잡아주는 안내자였습니다.
사진을 통해 나 자신과 세계를 더 깊이 바라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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