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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속의 새 그림속의 새(첫째권)
저자
정민
출판
효형출판
출판일
2003.06.10

시와 그림 속에서 만나는 우리 곁의 새들

정민 작가의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는 한시와 한국의 전통 회화 속에 담긴 새의 상징성과 문화적 의미를 다루는 책입니다. 새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단순한 자연의 존재가 아닌, 계절과 감정을 전하는 메신저이자 삶의 철학을 투영하는 존재였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새들의 의미를 문학적 감수성과 역사적 맥락 속에서 풀어내며, 우리가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새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새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구나’ 하는 감탄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시와 그림 속에서 새는 사랑과 기다림, 계절의 흐름, 인간의 희로애락을 상징하며, 이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입니다.
 

꿩과 꺼벙이 – 이름 속에 담긴 이야기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꿩의 새끼 이름이 ‘꺼벙이’라는 점입니다.

“꿩의 새끼는 꺼벙이라고 한다.” (p.42)

어린 꿩의 모습에서 비롯된 이 다소 귀여운 이름은 한국어의 생생한 묘사력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흔히 동물의 이름에 민속적 색채나 관찰자의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것을 볼 수 있는데, ‘꺼벙이’ 역시 그런 예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강원도 원주 치악산의 유래에 얽힌 꿩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강원도 원주 치악산은 원래 이름이 적악산이었다. 은혜를 갚은 꿩의 아름다운 뜻을 기리기 위해 적악산을 꿩치(雉) 악산으로 고쳤다고 했다.” (p.48)

자연 속의 한 산이 한 마리 꿩의 이야기로 인해 이름을 바꾸었다는 사실은, 인간이 새와 맺었던 깊은 유대감을 잘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한 동물 이야기가 아니라 보은(報恩)의 문화가 자연 지명에까지 스며들어 있음을 상징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새와 날씨 – 비둘기의 화답으로 예측하다

책 속에는 새와 날씨를 연결 지어 해석하던 옛사람들의 지혜도 등장합니다.

“비둘기 암컷의 화답 여부로 일기 예보를 삼음.” (p.111)

마치 자연을 읽는 하나의 ‘언어’ 같습니다.
현대의 기상 예보와 달리, 옛사람들은 새의 울음이나 행동을 보고 날씨 변화를 예측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자연과 긴밀히 연결되어 살던 옛날 사람들의 관찰력과 직관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시와 그림으로 만나는 새의 세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한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구성입니다.
시인은 새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자연의 이치를 은유적으로 표현했고, 화가는 새의 자태와 그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저자는 이런 예술 작품을 해석하며, 독자가 시와 그림 속 새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특히 꿩, 비둘기, 제비, 학, 까치 등 한국 전통 회화에 자주 등장하는 새들이 지닌 상징성을 설명하는 부분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듯 생생하고 흥미로웠습니다.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에서 얻은 교훈

책을 읽고 나서 저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은 단순히 ‘야생의 존재’가 아니라, 오랫동안 우리의 문학과 예술, 그리고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전해준 존재였음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다룬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꿩의 새끼 ‘꺼벙이’라는 이름에 담긴 민속적 언어 감각.
  • 치악산의 이름 유래처럼, 새와 인간이 맺었던 정서적 유대.
  • 비둘기를 통한 날씨 예측 등 자연의 언어를 해독하려는 옛 지혜.
  • 한시와 그림 속 새가 전하는 인간의 감정과 철학.

 

마무리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는 평범한 새 이야기 책이 아닙니다.
시와 그림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삶의 지혜를 발견하게 해주는 인문학적 책입니다.
작가 정민은 한시 속 구절 하나, 그림 속 한 마리 새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앞으로는 새를 볼 때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고 그 새가 품고 있을 이야기와 상징을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책 표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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