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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모든 영웅의 원형을 만든 호메로스 서사시에서 한강과 마거릿 애트우드가 함께할 2114년 미래의 도서관까지, 인류 문화의 15가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인간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먼 곳의 문화에 눈길을 돌렸고, 그것은 문명이 거대한 발걸음을 내딛는 동력이 되었다. 편협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세계 곳곳에 도래하는 지금, 인류의 과거와 현재
저자
마틴 푸크너
출판
어크로스
출판일
2024.02.13

 

 

문화는 어떻게 역사를 진화시키는가?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에서 마틴 푸크너는 단순히 ‘문화가 중요하다’는 당위를 주장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문화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문화의 동역학, 즉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흐름과 상호작용을 다룬다는 점이다.

책을 읽다 보니,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나 문자가 단순히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 아니라, 수많은 문명과 인류의 교류 속에서 형성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유전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진화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는 인간의 진화를 다루되 유전자 차원을 넘는 문화적 진화에 주목한다.
저자 마틴 푸크너는 인류가 생물학적 진화 외에도 문화라는 두 번째 진화의 수단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소통하고, 기억하고, 가르치는 문화는 인간이 특별한 이유다.”

이러한 문화는 텍스트, 구전, 예술, 제도 등으로 전승되며, 단절되기도 하고 다시 복원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복원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가 때때로 새로운 문화 창조의 씨앗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생물학적 진화가 DNA 복제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말이다.

 

단절과 복원, 그리고 창조

문화는 전쟁, 재난, 종교적 탄압 등에 의해 단절되기 쉽다. 그러나 후대는 언제나 단절된 유산을 복원해 왔다. 이때 완벽한 재현이 아닌 불완전한 기억창조적 해석이 가미되면서 독창적인 문화유산이 태어난다는 것이다.

“문화의 진화는 오히려 복원 과정에서 더욱 풍부해진다.”

우리는 어떤 문화나 지식을 평가할 때 ‘최초’나 ‘기원’에 너무 큰 가치를 부여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이 어디서 나왔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다.” (168쪽)

즉, 창조의 힘은 원본보다 활용과 실천에 있다는 것이다.

 

문화의 순환과 교류, 그 진짜 의미

이 책은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문화를 어떻게 교류하고 순환시켜 왔는지를 세계사의 흐름 속에 녹여 풀어낸다. 그리스 철학이 이슬람 세계를 거쳐 다시 유럽으로 전파된 이야기, 인도 대서사시가 동남아시아에서 변형되어 전해지는 과정 등을 통해 문화의 ‘흐름’이 고정된 것이 아닌, 유기적인 생명체임을 증명한다.

이런 관점은 오늘날 글로벌 문화, 융합 콘텐츠, 디지털 리믹스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탁월한 통찰을 제공한다.

 

마무리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역사와 문화의 개념을 뒤흔들었다. 문화는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며 진화하는 유기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 인문학과 세계사에 흥미가 있는 사람
  • 창의력의 원천을 찾고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 교육자, 작가, 기획자 등 ‘전달자’ 역할을 하는 사람
  • 문화의 흐름과 진화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되겠다 생각된다.

 

과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통해 미래로 살아간다.
우리의 말과 글, 습관과 제도는 수천 년 전 누군가의 문화적 선택의 결과이다.
그 흐름 위에 선 우리는, 오늘 무엇을 새롭게 복원하고 창조할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책 표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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