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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독서]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정희원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보통 ‘노화’라고 하면 주름진 얼굴, 굽은 허리, 느린 걸음걸이 같은 특징적인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람마다 얼굴과 성격이 다르듯 노화의 속도나 정도는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70세가 되었을 때 젊은 성인과 비슷하게 활기찬 삶을 영위하느냐, 침상에 누워 시간을 보내느냐의 차이는 지금부터의 내재역량 관리에 달렸다. 실제 미국의 성인 72만 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신체 활동, 식사, 수면, 사회관계, 스트레스 등의 생활 습관 요인에 따라 40세를 기점으로 남성은 24년, 여성은 21년의 수명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백세 시대,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은 몸과 마음이 젊은 상태, 내재역량이 충만한 상태일 때 가능하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단순히 가늘고 길게 사는 게 아니라 활력 넘치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이 책은 생애 주기에 따라 생활의 요소를 조절해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내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양, 운동, 스트레스 및 정신 건강 관리법을 실천하면 누구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또래보다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 백세 시대,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은 몸과 마음이 젊은 상태, 내재역량이 충만한 상태일 때 가능하다.
저자
정희원
출판
한빛라이프
출판일
2023.12.11

 

 
믿음 가는 노년내과 전문의가 나이를 천천히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니 솔깃하다. 
표지 아래의 카피는 협박(?)에 가깝다.
‘지금 무심코 하는 행동이 20년 후 나의 질병 목록이 되어 나타난다'
읽지 않을 수 없겠다.

단순히 나이 만을 기준으로 노인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나이를 기준으로 할 때도 살아온 날을 기준으로 하는 것보다 기대여명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도 맞는 말이다.

생물학적 나이는 분자생물학적 방법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 말고도 걷는 속도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시간을 측정하여 꽤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소개하여 흥미로웠는데 정작 측정한 속도나 시간과 생물학적 나이를 연계하는 표는 소개되어 있지 않아 아쉽다.

노인의 몸이 되는 것을 가능한 한 늦추고, 이미 노인의 몸이 되었으면 피할 수 있는 장애와 사망의 위험을 예방해야 하고,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는 필요 없는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모두가 원하는 바다.

노인이 되어 발생하는 증상들을 개별적인 하나의 질환으로 보고 하나씩 처방을 받다 보면 약의 부작용에 대한 약을 계속 추가하게 되는 처방연쇄에 빠질 수 있다니 무섭다.
과민성 방광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처방연쇄에 빠진 실제 환자의 어이없는 처방 이야기를 읽어보니 너무나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웠지만, 다른 한편 자칫 잘못하면 누구나 처방연쇄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 피부에 닿게 느껴진다. 처방연쇄를 피할 수 있는 자세하고 충분한 진료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로 현재 의료 시스템상 진료시간의 한계를 이야기했다.
의료보험 관련하여 각 병원에서 개인에게 내린 처방약에 대한 정보가 집계될 텐데, 환자의 동의하에 조회될 수 있게 하면 바쁜 진료시간을 낭비하거나 환자 개인의 부족한 기억력에 의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활성산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
활성산소의 비정상적 증가는 세포 노화를 일으키고, 노화세포는 염증물질을 만들어 노화속도를 더욱 증가시킨다는 것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 일치하는데,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활성산소는 세포 내 노폐물을 청소하는 데 사용되어 좋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뜩이나 운동부족으로 활성산소가 부족한 상황에 지나치게 많은 항산화제를 섭취하여 활성산소를 너무 많이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액 검사 결과 현대인들에게 비타민D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양소는 충분했으며, 심지어 뼈와 근육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비타민D를 보충제로 제공한 연구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못 얻었고, 결국 비타민D 부족에 이르게 한 다른 요인들을 해결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연구의 결론을 내렸다는 것을 보면 각종 영양제를 많이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메가 3,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콜라겐 같은 식품 보조제는 의약품만큼 확실한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 것들로 미미한 효과를 보이거나 아예 효과가 없는 반면, 스트레칭이나 근력운동은 확실한 효과가 입증되었으므로 영양제 대신 잠이나 운동, 머리 비우기 같은 것을 선택할 것을 권했다. 

음식과 운동, 뇌 건강에 대해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음식 부분에서는 체중 감소, 체성분 전환, 체중 증가로 식사의 목적을 나누고 목적에 맞게 이화적 식단, 체성분 전환 식단, 동화적 식단을 소개했다. 누구에게나 권하는 무조건적인 건강식단보다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다만, 일반인들이 체중에 맞게 g단위로 맞추어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은 어렵고, 때맞춰 무심코 하던 자신의 식사를 돌아보고 식사의 목적을 생각하며 대략적인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도이다.

운동 부분에서는 그림과 함께 몇 가지 운동을 권했고, 걷기가 무릎 연골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지 기능 개선을 위해서는 평소 하지 않던 활동을 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인지 활동의 예를 제공하여 자신이 하지 않던 활동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질 좋은 사회적 관계에서는 세로토닌, 옥시토신 같은 좋은 호르몬을 얻게 되지만 SNS를 통한 사회적 활동에서는 도파민 중독에 빠지게 되는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새겨듣게 된다.

 

그 밖에 '노화 속도 측정 설문지'나 'MIND 식사 점수표'가 있었는데, 체크해 보니 재미있고 식사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

 

저자의 주장처럼 노년기를 건강하고 역동적인 기간, 꾸준한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완성의 시기로 재편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균형 잡힌 생활 습관을 만드는 노력이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더 가진 상태로 노년을 맞이할 기회를 주는 셈이다.(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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