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의 음악감독을 한 영화음악가가 도쿄대학 의학부 교수이며 해부학자인 요로 다케시와 나눈 대담을 대화체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았다.
제목처럼 음악에서부터 시작해 인간의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인생사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확장되었다.
꽤 나이가 많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진 어른이 일생을 통해 얻은 지혜를 모두가 알기 쉽도록 편안한 목소리로 사회와 인생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가 큰 거부감 없이 술술 읽어졌지만 한 두 좌석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책의 제목을 보고 우리가 음악을 좋아하고 듣게 되는 것에 관한 뇌과학적인 설명을 기대하고 책을 펼친 때문인 것 같다.
영화에서 같은 시점에 영상과 음악이 나가면 영상보다 음악이 먼저 들려 일부러 음악을 몇 프레임 뒤에 넣는다니 신기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이 가진 감각 중에 촉감이 가장 홀대받고 있는데, 기능만 생각하지 말고 계단 손잡이 같은 것을 자연적이고 부드러운 재료를 사용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공감된다.
10대 청소년이 친구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원인을 옛날과 달리 현대사회에서는 조부모나 부모 형제와의 접촉이 줄고 덜 밀접하게 생활하게 되어 친구 관계가 거의 전부가 되어버린 것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것에서 찾는 시각이 새롭다.
독창성이라는 것은 새로운 공감을 발견하는 것이지 너무 개성이 강해 혼자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면 곤란하다는 것도 새겨듣게 된다.
한 줄 정리를 하자면,
‘음악을 듣는 이유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인생 전반의 다양한 주제에 관한 노학자와의 대화’이다.
설령 싸구려 캔버스와 지저분한 물감밖에 없더라도 그것으로 최대한 그려 내야 하는 것이 일생이라는 작품이에요.(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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