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상상하는 인간의 착각과 행복의 본질
행복은 누구나 추구하는 삶의 목표이지만, 막상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하거나 예측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는 인간이 왜 미래의 행복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지를 날카롭게 짚어냈습니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능력인 ‘미래를 상상하는 힘’이 동시에 우리를 속이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은 행복을 단순히 감정적인 경험으로 보지 않고, 인지적 착각, 심리적 면역체계, 기억의 한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했습니다.
1.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의 양면성
저자는 오직 인간만이 전두엽을 통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하루 사고의 약 12%를 미래에 관한 생각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래를 예측할 때 인간은 착각을 범하기 쉽다고 합니다.
"현재 존재하는 대상에 대해 착시를 경험하고 과거에 대해서 착각을 하듯, 미래를 예측하면서도 착각을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는 일상에서 여행 계획을 세우는 순간들을 떠올렸습니다. 기대와 상상은 늘 즐겁지만, 막상 현실은 그 상상과는 미묘하게 어긋나곤 합니다. 길버트가 말하는 착각은 바로 이 지점을 설명해 주는 듯했습니다.
2. 행복은 주관적이고 설명하기 어렵다
행복은 모든 인간 행동의 동기입니다. 하지만 행복은 본질적으로 주관적 경험이기 때문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저자는 극단적인 사례를 제시합니다.
- 교수형을 당하며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라고 말한 피셔.
- 성공한 기업가였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스트먼.
이들의 태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행복과 불행의 이미지와 달라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이 사례를 통해 행복이란 외부의 조건보다 개인의 해석과 내적 경험에 크게 좌우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인간의 선택과 착각
책에서는 인간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범하는 오류를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 300달러에서 400달러로 오른 물건은 주저하면서, 600달러에서 500달러로 내린 같은 물건은 쉽게 사버리는 소비자 심리.
- 큰 요구 뒤에 작은 요구가 오면 선뜻 수락하는 대조 효과.
- 과거 기억을 불완전하게 재구성하여 실수를 반복하는 습관.
이 사례들은 모두 인간이 절대적 사실이 아니라 상대적 차이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 역시 쇼핑할 때 세일 문구에 흔들리는 제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4. 심리적 면역체계와 후회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심리적 면역체계 개념입니다. 인간은 불리한 상황을 경험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나름대로 합리화하고 해석하며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행동한 후에 남는 후회가 더 적다"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구절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종종 새로운 도전 앞에서 주저하곤 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지 않은 일은 오래 후회로 남고, 했던 일은 시간이 지나면 경험으로 남는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5. 자유와 확실성의 역설
우리는 흔히 자유와 확실성을 행복의 조건이라 생각하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자유가 오히려 우리의 행복을 해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만족은 줄어들고, 불확실성이 남긴 여지가 때로는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확실한 것’을 쫓느라 오히려 행복을 놓치는 현대인의 삶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완벽한 선택을 하려는 강박 때문에 작은 즐거움을 놓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6. 타인의 경험에서 배우기
미래의 감정을 예측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다른 사람이 지금 어떻게 느끼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착각 때문에 이 방법을 회피합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야말로 우리의 미래 감정을 예측하는 데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구절은 행복을 예측하는 데 있어 공감과 비교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 주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서로 비슷하며, 타인의 경험은 우리의 삶을 미리 비춰주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7. 마무리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는 행복을 심리학적,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풀어내며 우리가 왜 행복을 오해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행복은 절대적인 상태가 아니라 해석과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경험임을 다시 느꼈습니다.
책을 덮으며 저는 ‘행복을 예측하기보다 지금의 순간에 충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미래의 행복은 우리가 상상하는 대로 오지 않지만, 현재의 선택과 경험이 모여 결국 행복을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는 우리가 얼마나 자주 잘못된 예측과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착각조차 인간의 본성이며, 이를 이해할 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행복을 쫓아가는 여정에서 넘어지고 비틀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배우고, 다시 일어나며, 순간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태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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