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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Bern)은 스위스의 수도라는 사실만 알았지, ‘관광지’로 크게 주목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베른을 다녀온 후엔 이렇게 소박하고 걷기 좋은 도시가 수도라는 게 너무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베른 구시가지, 장미정원, 곰 정원 등 제가 직접 걸으며 느낀 감성을 담아, 편안한 여행 후기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베른시 전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걷기만 해도 그림 같은 베른 구시가지

베른역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건, 도시 전체가 어딘가 ‘고풍스럽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중심지인 베른 구시가지(Old Town of Bern)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르네상스풍 회색 건물과 붉은 지붕, 그리고 아레강(Aare River)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니데크브뤼케

특히 인상 깊었던 건 6km 넘게 이어지는 아케이드(Arcade). 비가 와도 걱정 없이 걸을 수 있는 덕분에, 우산 없이도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어요. 아케이드 아래에는 카페, 서점, 앤티크 숍들이 줄지어 있어서 걷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스위스 연방 궁전
분수마다 다른 조각상이 재미있다.

시내를 오가는 트램

성경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는 문

그리고 잊을 수 없는 포인트! 바로 시계탑(Zytglogge)입니다. 매시 정각이 되면 꼭두각시 인형들이 돌아가며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단체 관광객 사이에 섞여서 저도 모르게 “오!” 하며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스위스의 매력이 이 한 장면에 담겨 있는 느낌입니다.

인형이 나오는 시계탑


장미정원(Rosengarten)에서 내려다본 베른의 풍경

구시가지를 어느 정도 둘러보고, 장미정원(Rosengarten)까지는 도보로 천천히 이동했어요.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서 살짝 숨이 차긴 했지만, 올라가고 나면 정말이지 이 도시의 모든 것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장미정원이라는 이름답게 200종이 넘는 장미와 다양한 꽃들이 가득 피어 있고, 벤치에 앉아 도시를 바라보며 간단한 간식이나 커피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공간이에요. 저도 근처 슈퍼에서 산 빵과 치즈를 먹으며 한참을 앉아 있었는데,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을 정도로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베른 인생샷 명소로도 유명해요. 특히 구시가지의 붉은 지붕과 시계탑, 멀리 보이는 알프스까지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미 외에도 색색의 꽃이 화려하게 피어있다
꽃이 작고 아기자기한 장미가 귀엽다
흐드러진 덩굴 장미
깊지만 바닥까지 보이는 맑은 강이 신비롭다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아레강의 맑은 물이 인상적이다

 


장미정원과 곰 공원은 바로 이웃에 있다

베른의 상징, 곰 정원(BärenPark)

사실 베른(Bern)이라는 도시 이름 자체가 ‘곰(Bear)’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전 여기 와서 처음 알았어요. 전설에 따르면 도시를 세울 당시 사냥을 나간 공작이 처음 사냥한 동물인 곰의 이름을 도시 이름으로 지었다고 해요. 그만큼 이곳에서 곰은 상징적인 존재라고 합니다.

베른에는 실제로 곰이 사는 곰 정원(BärenPark)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콘크리트 우리에 가둬뒀던 방식이었는데 현재는 아레강 옆 자연 지형을 활용한 열린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운이 좋으면 곰이 풀밭에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한참 기웃거려도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곰 공원은 아이 동반 여행자라면 꼭 들러보길 추천하고, 어른들에게도 베른이라는 도시의 상징성을 체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여유로운 하루를 걷는 스위스 수도 여행

베른은 강렬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도시입니다. 일정 사이 하루쯤 아무런 계획 없이 걷고 싶다면 정말 완벽한 곳이에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구시가지, 장미가 흐드러진 장미정원, 도시의 상징인 곰 정원까지… 하루 만에 모두 도보로 가능할 정도로 작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도시였어요.

수도라고 해서 행정적인 느낌만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스위스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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