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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화면 갈무리

 
쿠팡 플레이로 본 영국 드라마다.
드라마 제목에 끌렸다. 
‘Life’
‘눈물의 여왕', ‘내 남편과 결혼해 줘' 같은 제목에 익숙한데
드라마 제목이 ‘인생'이라니 너무 무겁지 않은가.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호기심이 일었다.

맨체스터의 다세대 주택에 살고 있는 네 가정의 이야기다.
건물주인 게일은 남편이 의사이고 부유한 삶을 살아왔는데
50년 부부생활이 위기를 맞았다.
한쪽 팔이 팔꿈치 아래가 없는 장애를 가진 해나는 
원나잇 상대의 아기를 출산하고 
이해해 주는 착한 다른 남자와 결혼 직전이지만 확신이 없다.
이혼과 알코올중독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벨은
정신병원 입원을 반복하는 여동생과 그 여동생이 어려서 출산한 문제아 딸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 싫다.
젊은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린 영문학 교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려 신의 존재까지 의심하게 된다.

하나 같이 어둡고 암담한 이야기다.
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이야기의 전개도 빠르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스폿 광고처럼
다른 사람의 영상이 수초 이내로 짧게 지나가는 기법이 특이하다.
시청자의 시선을 잠시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일까.

각 회차는 1 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되어 있고
모두 6회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반전이 있긴 하지만 5회 차 영상이 다 끝나도록 출구는 보이지 않고 헝클어지기만 하던 이야기는
마지막 6회 차에서 감동스러운 결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드라마도 참 재미있게 잘 만들지만,
쉽게 접하지 못했던 감동과 깊이가 느껴지는 드라마였다.
억지로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과몰입으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연기도 보이지 않았다.
출연자의 외모가 빼어난 미남 미녀가 아닌 점도 마음에 든다.
이웃이나 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미지에서 
좀 더 친근감이 느껴지고 극 중 상황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연출 솜씨에 탄복하고 누가 감독했는지 알아보았더니 세 명이다.
이안 폴사이스, 제인 폴라드, 케이트 휴이트.
극본에 대한 정보가 소개되어 있지 않아 아쉽다.

드라마의 제목이 왜 ‘인생'일까.
때론 출구 없는 동굴처럼 어둡고 답답해서
될 대로 되라며 손을 놓아버리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알 수 없는 시기에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큰 감동과 기쁨이 보너스로 주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성실하게 살아라,
등장인물도 70대의 노부부, 장애인, 10대 청소년, 결혼과 부부 관계, 가족 문제가 들어있으니
'인생'을 담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냐고?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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