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탐욕과 자연에 대한 성찰
배우 차인표의 이름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먼저 떠오르지만, 그가 소설가로서도 활동하며 작품을 내놓았다는 사실은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어떤 작품을 썼을까 궁금해하며 읽은 《인어 사냥》은 단순한 연예인의 도전이 아니라, 탄탄한 서사와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유명 배우가 쓴 소설이라니 얼마나 진지할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깊은 주제 의식과 흡인력 있는 전개가 있어, 오히려 저자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1. 인어 기름을 둘러싼 인간의 탐욕
이 소설의 중심에는 무병장수의 묘약이라 불린 인어 기름이 자리합니다.
사람들이 끝없이 추구하는 건강과 장수의 욕망은, 결국 자연의 파괴와 맞물리며 탐욕의 얼굴을 드러냅니다. 저자는 불로초를 찾아 제주도까지 왔었다는 서복의 고사(故事)와 현대적 상상을 교묘하게 엮어내며,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다루어왔는지를 비추어 보여줍니다.
인어에 앞서 끝장을 볼 때까지 멈추지 않는 인간의 탐욕으로 멸종 단계에 이른 강치라는 바다 생물 사냥 이야기가 먼저 나왔습니다. 책 속의 강치는 인간에게 경계심이 없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만약 그 시기가 더 길었다면, 인간과 개가 그러하듯 서로 공존의 관계를 맺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기다림 대신 눈앞의 이익을 좇는 인간은 결국 “자신의 대에 모든 것을 가지려는 욕심”으로 자연을 먼저 파괴해 버렸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2. 인간은 왜 끝없이 배고픈가
책 속에 인상적인 문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늘 배고프거든. 아무리 많이 먹어도 금방 또 배가 고파지거든.” (p.54)
이 짧은 구절은 단순한 허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끝없는 결핍감,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 그것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욕망이 곧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스스로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수없이 경험하고 있지요.
3. 언어의 유희가 주는 재미
《인어 사냥》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곳곳에서 발견되는 언어의 유희가 읽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예를 들어,
“버선을 벗어던지듯 체면을 벗어던질 거야. 침 삼키듯 염치를 삼켜버릴 거야.” (p.53)
같은 문장이 마치 리듬감 있는 시구처럼 다가왔습니다.
저자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설파하기보다, 은유와 비유, 재치 있는 문장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덕분에 소설이 단순히 교훈적인 이야기로 머물지 않고, 문학적 감각을 지닌 작품으로 자리 잡습니다.
4. 책이 던지는 질문
동화 같기도 한 이야기를 읽으며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끝내 파괴자의 길을 걸을까?”
물론, 차인표는 답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심어 놓습니다. 인어라는 상징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적 존재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5. 마무리
《인어 사냥》은 배우 차인표가 쓴 소설이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인간과 자연, 욕망과 공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남겨주었습니다. 책장을 덮고도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자연은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배고프고, 더 많은 것을 원하지만, 그 욕심이 결국 우리의 미래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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