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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삶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의 신작 산문 -오직 한 번만 쓸 수 있는, 나의 삶에 대하여 김영하가 신작 산문 『단 한 번의 삶』을 출간했다. 60만 명이 넘는 독자의 사랑을 받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2024년 연재되었던 글을 대폭 수정하고 다듬어 묶었다. ‘영하의 날씨’는 초기 구독자의 초대로만 가입이 가능한 서비스로 화제를 모으며 연재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단 한 번의 삶』은 작가의 지난 산문들보다 더 사적이고 한층 내밀하다. 김영하는 ‘작가 김영하’에서 벗어나, 한 번뿐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말을 건넨다. 열네 편의 이야기에 담긴 진솔한 가족사와 직접 경험한 인생의 순간을 아우르는 깊은 사유는 우리를 멈춰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모르고 살아가는가. 생각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내 앞에 놓인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책은 독자들에게 쉬운 위로나 뻔한 조언을 건네지 않는다. 대신 담담히 풀어낸 솔직한 경험과 고민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단 한 번의 삶』과 함께, 두고 온 시절에서 발견한 자기 삶의 장면들을 기록해보길 권한다. “원래 나는 ‘인생 사용법’이라는 호기로운 제목으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내가 인생에 대해서 자신 있게 할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내게 ‘단 한 번의 삶’이 주어졌다는 것뿐.”
저자
김영하
출판
복복서가
출판일
2025.04.06

김영하 작가가 말하는,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인생의 태도

삶의 의미를 되짚는 에세이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책을 찾고 있다면, 김영하 작가의 『단 한 번의 삶』은 결코 놓쳐선 안 될 책이다. 이 책은 『여행의 이유』, 『살인자의 기억법』 등으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가 김영하가 인생의 본질, 인간관계, 부모와의 갈등,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솔직하게 풀어낸 산문집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하여 독자로 하여금 삶에 대한 시선을 다시 정립하게 한다.


삶에 대한 통찰, 그 어떤 말보다 깊었다

김영하 작가는 생일을 “고난의 삶을 살아온 인류가 고안해 낸 실존적 부조리를 잠시 잊는 의식”이라고 표현한다. 단순한 축하가 아닌, 고통을 함께 견뎌내는 사람들 간의 ‘환대’로서의 의미를 부여한다. 이 대목은 ‘생일’이라는 익숙한 이벤트가 단순한 기쁨을 넘어,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위로임을 일깨워준다.

“원치 않았지만 오게 된 곳, 막막하고 두려운 곳에 도착한 이들에게 보내는 환대야말로 값진 것이다.” (p.31)

생일 이벤트를 통해 ‘공감’과 ‘배려’,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작가는 말한다. 어떤 환대는 무뚝뚝하고, 어떤 적대는 상냥하다고. 시간이 지나야 그 본질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부모라는 존재, 그 애증의 거리

가장 가슴에 남은 문장은 아버지에 관한 단락이었다.

“살아생전 아버지가 바란 것과 내가 바란 것은 언제나 달랐고, 우리는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p.50)

이 구절은 많은 이들에게 부모와의 갈등, 그리고 끝내 이해받지 못했다는 감정을 상기시킬 것이다. 김영하는 과거 자신이 부모로부터 기대했던 환대와, 부모가 표현했던 사랑 방식의 간극을 성찰하며, “로봇 3원칙”을 인용하여 부모-자녀 관계의 복잡성을 절묘하게 설명한다.  ‘로봇’ 대신 ‘아이’를 ‘인간’ 대신 ‘부모’를 넣어 읽어보라는 것이다.


'나'에 대한 깊은 탐색: 타인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는 나

삶을 살아가며 우리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나라고 하는 것은 수많은 타인의 마음에 비친 감각들의 총합이었다.” (p.102)

이 말은 자기 인식(self-awareness)에 대해 깊이 사유하게 하며 철학적인 생각을 자극한다. ‘천 개의 강에 비친 천 개의 달’처럼, 우리는 타인을 통해 비로소 나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는 기술은 현대 사회에서 자기애와 자의식에 고민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삶은 선불제가 아니라 후불제였다

책의 후반부에서 작가는 자신의 인생이 "선불제"인 줄 알았지만, 결국은 "후불제"였음을 고백한다.

“어릴 적 나는 인생을 선불제로 생각했다... 그러나 내 인생은 후불제인 것 같다.” (p.156)

청소년기, 청년기에는 끊임없는 노력과 고통이 보상받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가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믿음이 허상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구절은 특히 중년 이후의 삶을 되돌아보는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준다. 아니, 어쩌면 인생은 어느 시기건 다 고통으로 가득하다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마무리하며

『단 한 번의 삶』에서 김영하 특유의 치밀한 사유와 정제된 문장, 그리고 자기 고백적인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다. 삶이 때로 무겁고,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이 잔잔하지만 단단한 위로가 되어줄 것 같다.

얇고 작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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