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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유려한 스토리텔링으로 사랑받으며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이제는 스테디셀러가 된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에 이어 후속작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을 선보인다. 이 책은 전작에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간다.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이 주로 화가들의 열정적인 사랑이나 예술을 향한 꺾이지 않는 의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설명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철부지 청년(에곤 실레), 예술에 미쳐 가족에는 소홀했던 가장(폴 고갱, 폴 세잔
저자
성수영
출판
한경arte
출판일
2024.11.07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는 그림이 많이 실렸다.
전시회 도록을 보는 것처럼 위대한 작가들의 기념비적인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꼭 그 작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본문에 설명한 것이라면 대부분 사진이 실려 있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된 다.

책 제목에 ‘사람’이 들어 있다.
미술 작품에 대한 해설보다는 그 작품을 만든 화가의 일생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름난 화가의 경우 널리 알려져 이미 알고 있던 일화도 있지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일화가 많다. 
화가가 겪은 인간적인 어려움과 그 극복에 대한 내용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책에 소개된 그들의 작품이 그들의 삶에 대한 증거 자료처럼 보이기도 한다.

불쌍하게 희생된 피해자로 인식되어 동정하게 되던 까미유 글로델이나 프라다 칼로에 대하여 기존의 이해와 상반된 다른 면을 밝힌 최신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 것이 흥미롭다.
희생자, 피해자 이미지를 스스로 조장한 면이 있다는 것인데, 그들이 보였던 예술적 광기와 연결되어 들린다.

미술사의 천재로 추앙받는 여러 위대한 작가들이 미술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되지 않았다는 것도 재미있다.
그들은 학교의 교육 방식에 쉽게 싫증을 내거나 더 배울 것이 없다고 느껴 대부분 도중에 학업을 그만두었다. 
그 대신,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선배 거장들의 작품을 모사하거나 수많은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에 사용된 묘사법을 분석하는 것을 통해 공부하였다는 것이다.

천대받던 화가의 신분을 극복하고 본인이 직접 고귀한 자리에 올랐으며 다른 화가들의 지위도 변화시킨 화가의 사례나,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인생길이지만 그 길을 묵묵히 걸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통한 위로를 주기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는 감동적인 내용도 소개하였다.

어떤 분야나 그렇겠지만 화가의 세계에서도 1등은 한 사람뿐이다. 모든 명예와 부를 거머쥔 그 자리를 유지하려는 자와 새로 차지하려고 도전하는 사람 사이의 치열한 시기와 질투, 감정적 부딪힘을 여러 사례를 통해 소개하였는데, 대부분 도전자가 승리하고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자신만의 표현법을 찾기 위한 화가들의 노력에 의해 사진 같이 세밀하고 정밀한 묘사를 중시하던 시대에 인간의 눈이 사물을 인식하는 것처럼 순간의 인상을 중시하자는 생각이 나오고 거칠고 대담한 붓질이 더 자연스럽다는 인식이 나오게 되었다는 설명이 잘 이해된다.

아쉬운 것은 현대 미술이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미술에 대한 친절한 안내와 해설을 포함했더라면 더 좋았겠다. 

 

(구스타프 클림트) 삶은 누구에게나 고통이며,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덧없이 늙고 죽어 사라진다는 결말은 바꿀 수 없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아름다움을 통해 그 사실을 잠시나마 잊는 것이다.(20)

 

사람은 뭔가를 볼 때 카메라처럼 순간적으로 모든 세부 사항을 파악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집중하는 것, 빛과 조명 등에 따라 다른 순간적인 인상을 위주로 정보를 받아들이지요. 그래서 그림이 사실적으로 보이려면 오히려 적당한 생략이 필요합니다. 한 올 한 올 그려 넣은 직물보다 대담한 붓질 몇 번으로 표현한 옷감이 더 실감 나는 것처럼요. 이는 수많은 작품을 보고 예술과 과학에 관한 책들을 섭렵 한 끝에 벨라스케스가 도달한 결론이었습니다. (232)

 

(알폰소 무하) 예술가가 뭔가를 이루려면 하루에 16시간씩 일해야 한다. 내 가장 귀중한 친구이자 동반자는 시간이다. (...) 예술은 굶주리고 목마른 영혼의 유일한 양분이다. 온 인류에게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것만이 온 세상을 가치 있게 만드는 길이다.(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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