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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기획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보고 왔습니다. 제가 직접 촬영한 작품 사진과 함께, 전시를 통해 느낀 점, 그리고 뮤지엄의 역사·이름의 의미·관광 포인트·유의사항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주차장에서 보이는 먼 바다 조망이 일품이다
입구 앞쪽으로 정언이 잘 다듬어져 있다
입구 맞은 편 정원의 전시 작품

“LOVE IS THE REVOLUTIONARY ENERGY THAT ANNIHILATES THE SHADOWS AND COLLAPSES THIS DISTANCE BETWEEN US.”
(사랑은 어둠을 없애고 우리 사이의 거리를 무너뜨리는 혁명적 에너지다)

들어서기 전부터 인상적인 문장을 마주했다.

 

폐비닐을 압축해 만든 소파 너머로 지난 전시의 흔적이 보인다.
전시장 입구 벽면에 새겨진 전시 제목

 

1. 기획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 한눈에 보기

<Remains to be Seen>, 모나 하툼Mona Hatoum

전시장에 들어서며 처음 만난 작품은 모나 하툼의 작품이다. 천장에 매달린 콘크리트 조각들의 냄새와 무게감이 묵직하게 감정을 누르는 느낌을 받았다. 모나 하툼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났는데, 부모는 기독교 난민으로 팔레스타인에서, 본인은 레바논 내전으로 추방을 겪으며 가족과 강제 분리되었던 경험이 예술 세계를 형성하는 뿌리가 되었다고 한다.

<Cells>, 모나 하툼Mona Hatoum

 

보호와 통제라는 이중적 구조를 통해 현대적 감시 체계의 일상성을 폭로하는 작품이라 한다.

 

이어지는 작품은 제니 홀저의 작품 두 가지였다.

<Cursed>, Jenny Holzer

50년간 언어와 권력의 관계를 탐구한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은밀하고 파괴적이 된 언어의 폭력을 직면하게 만들기 위해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용되던 저주판 형식을 재현했다고 한다.

전부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 같은데, 모두 296개 라고 한다
<world War III>, Jenny Holzer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되었으나 내용 대부분이 가려져 알 수 없게 된 기밀문서를 나타낸 작품.

 

이어지는 작품은 라이자 루의 작품으로 철조망을 비즈로 덮었다. 

〈Security Fence> , Liza Lou
위 작품 세부

남아공의 인종 차별 도구였던 철조망 하나하나를 20명의 줄루족 여성들과 함께 1년에 걸친 수작업을 통해 '사랑으로 덮는' 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WHEN IN THE COURSE OF HUMAN EVENTS>, Annabel Daou
위 작품 부분 확대

애나벨 다우는 시민들과의 대화를 수집해 텍스트를 시각예술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지는 수미 카나자와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 별들이 가득한 우주 공간처럼 보였는데, 수많은 신문지 위에 10B 연필로 선을 그어 만든 작품이라 한다. 

<신문지 위의 드로잉>, Sumi Kanazawa
위 작품 부분 확대

 

다음은 작은 시간의 단위 속에 갇힌 현대인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마르텐 바스의 영상 작품.

<Real Time XL The Artist>, Maarten Baas
<Rear Time Conveyor Belt Clock>, Maarten Baas

시침과 분침을 지우고 그리기를 반복하는 작가

 

박물관  정원 풍경과 어우러진 사라 제의 영상 작품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해 더 좋았다. 일상에서 발견되는 찰나의 이미지와 사물을 수집했다고 한다.

<Sleepers>, Sarah Sze
종이에 투사되는 온갖 장면들

 

이완 작가는 저마다의 속도로 움직이는 560개의 시계와 인터뷰한 사람들의 음성을 통해 각국 사람들의 서로 다른 시간을 표현했다.

<고유시>, Lee Wan
각 시계에는 이름, 출생 연도, 직업, 국적이 적혀 있다

 

다음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테마공간 유리 코스모스. 

유리 코스모스 Glass Cosmos

센서에 숨을 불면 유리 구의 밝기가 변한다

또 다른 테마공간 '우리는 별의 먼지다' 

거울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빛나는 수백 개의 LED 패널이 우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테마공간 '우리는 별의 먼지다'

마치 우주 공간에 들어온 것 같다

 

제주에서 자란 부지현 작가는 폐집어등과 소금으로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

<Solid Sea>, B00 Jihyun

 

중국 현대미술가 송동이 낡은 창문과 문으로 만든 설치 작품

〈window Door Screen- Four Screens No. 2>, Song Dong

 

유화 물감을 희석하지 않고 붓으로 찍어 만든 김한영의 여러 작품도 인상적이다.

Kim Hanyoung
김한영의 작품 부분

 

쇼 시부야의 뉴욕 타임스 신문으로 만든 작품은 36점이나 되는데, 

Sho Shibuya
그날 명상하며 바라 본 하늘이나
헤드라인 기사에 관련된 작품을 만들었다
허리케인 뉴스 뒷면에 허리케인을 그리는 식이다
Sho Shibuya

 

마지막 전시 작품은 실외에 있었는데, 혼자 타거나 두, 세 명이 같이 그네를 타며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One Two Three Swingl>

 

2. 뮤지엄의 역사 및 이름의 의미

역사

  • 포도뮤지엄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88에 위치해 있으며

  • 2021년에 개관하여 현대미술 전시와 사회적 주제를 담은 기획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 뮤지엄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공감’과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회·환경 문제에도 주목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이름의 의미 / 유래

  • ‘포도뮤지엄(PODO MUSEUM)’이라는 이름은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이 설계한 건물의 둥근 외관이 포도송이처럼 보인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 또한 ‘포도’는 역사적으로 ‘풍요’, ‘다양성’, ‘번영’을 상징한다고 하며, 뮤지엄에서 다루고자 하는 복합적인 주제들—삶, 환경, 사회 등—이 마치 포도송이의 알알처럼 모여 결실을 이루는 이미지로 연결됩니다.

3. 관광 포인트

제주 여행 중 들르기 좋은 미술관이자, 감성 포토스폿으로서 추천할 만한 이유가 많습니다.

  • 자연과의 조화: 뮤지엄은 숲길, 야외정원, 산책로 등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어 미술관 내부 관람만이 아니라 잠시 머물러 쉬면서 풍경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야외 조형물

  • 독특한 건축 공간: 건물 자체가 포도송이를 닮았고 공간 구성도 특이해서, 전시 관람뿐 아니라 건축적 체험·사진 촬영의 매력이 있습니다.
  • 전시 접근성: 현재 진행 중인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 전시는 국내외 작가 13인이 참여했으며 규모와 완성도가 높은 기획으로 보입니다.
  • 교육 및 인사이트형 콘텐츠: 단순히 작품 보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작고 여린 존재’—환경·사회적 약자·일상의 흔적 등—에 대한 사유를 자극하는 전시여서, 감동과 함께 생각거리도 남깁니다.
  • 사진 & 인증숏 스폿: 작품이나 공간이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라 사진 찍기 좋은 요소가 많았습니다.

LOVE로 만든 재미있는 조형물

 


4. 관람 시 유의사항

  • 운영 시간 및 휴관일 확인하세요: 일반적으로 수요일부터 월요일 10:00 ~ 18:00, 화요일은 휴관인 것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podomuseum.com)
  • 티켓 정보: 관람료 등은 성인 기준 등급이 따로 있으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podomuseum.com)
  • 작품 촬영 가능 여부: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으면 촬영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 여유 있는 일정 계획: 전시 공간이 넓고 천천히 감상하도록 설계돼 있어서, 다른 관광 일정과 겹치면 깔끔히 감상하기 어렵습니다. 적어도 1시간 반~2시간 여유가 있으면 좋습니다.
  • 자연환경 고려: 실내 전시 외에도 야외 산책로·정원이 있으므로, 날씨·바람·햇볕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편한 복장과 바람막이 한 벌 챙기시는 걸 추천합니다.
  • 주차 및 접근성: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쪽이니 렌터카나 차량 이동이 가장 편하며, 대중교통은 다소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5. 마무리

전시장을 나서며, 작고 외로운 존재라고 느껴졌던 ‘나’가 사실은 주변의 수많은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전시는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작다’고 생각해 온 순간들에 ‘그래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존재가 서로에게 닿을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넸습니다.

여러 작가들의 창의력 넘치는 작품들을 보니 일상에 묻혀 무신경하던 머리가 신선한 자극으로 살짝 흥분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만족한 마음으로 뮤지엄을 나서며 이후 다른 전시들도 기대하게 됐고, 누구나 한 번쯤 여유롭게 들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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