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여행하며 많은 풍경을 담아왔지만, 이번 여행에서 찾은 곤을동(잃어버린 마을)은 특별했습니다.
관광객이 북적이는 해변도, SNS에서 핫한 감성 카페도 아니지만, 그 어떤 곳보다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제주 4·3 유적지이자 제주의 잊혀진 마을 곤을동, 그리고 그 인근의 조용한 힐링 공간 곤을 카페를 함께 소개합니다.
곤을동, 제주가 숨긴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은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마을로, 지금은 주민이 살지 않는 폐마을입니다.
표지판 하나, 나무 몇 그루, 그리고 무너진 집터만이 이곳에 마을이 존재했음을 말해주고 있어요.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제주 4·3 사건의 아픈 역사가 깃든 장소입니다.
1948년, 국가의 폭력으로 인해 마을 전체가 소멸된 곳.
마을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생존자조차 자신의 고향을 잊은 채 살아야 했죠.
그래서 ‘잃어버린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설치된 곤을동 안내판과 기억의 조형물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무너진 집터, 돌담, 버려진 우물 하나하나가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어요.
무엇보다도 이 마을을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곤을동 기념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요한 슬픔 속 위로, 곤을 카페
곤을동에서 느꼈던 무거운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싶어 근처에 있는 곤을 카페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유적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지만, 곤을동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지키면서 운영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카페 외관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제주 전통가옥 스타일로 꾸며져 있고, 내부는 따뜻한 나무 인테리어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는 생강차와 자몽차였는데,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만족스러웠고, 카페 창밖으로 곤을동의 풍경과 바다가 보여 마을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카페 한편에는 곤을동 관련 도서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카페를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기억을 잇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주인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제주 여행 중 꼭 들러야 할 숨은 명소
곤을동과 곤을 카페는 우리가 흔히 찾는 관광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제주의 과거와 마주하고, 그 속에서 진짜 제주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조용히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따뜻한 카페,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담은 마을.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곳이 바로 곤을동입니다.
여행 팁 & 위치 정보
- 곤을동 위치: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일대
- 곤을 카페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휴무일은 SNS 참고)
- 주차: 유적지 인근 소형 주차 가능
- 추천 일정: 오전 곤을동 탐방 → 곤을 카페 브런치 → 인근 함덕해변 산책
마무리하며 – 기억하고 싶은 여행
제주에는 여전히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숨은 명소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곤을동은 단순히 아름답거나 특이한 곳이 아니라,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 4·3 유적지 중에서도 비교적 조용하고 깊이 있는 공간을 찾는다면, 이곳 곤을동과 곤을 카페를 추천합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제주를 ‘이해하는’ 여행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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